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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20.9.3.


집에만 있으니 답답해서 아기띠로 도윤이를 안고 밖으로 나왔다.
엘리베이터 타는 게 찜찜했지만 손수건으로 도윤이 입과 코를 가려주었다.
커피 한 잔 사서 한 바퀴 걸으려고 했는데 바람이 너무 강해 아파트 스카이라운지에 올라갔다.

밤새 요란스럽게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더니, 태풍이 지나갔는지 하늘이 맑다.
도윤이한테도 파랗게 갠 하늘을 보여주고 싶은데 품안에서 잠들었다.

흔들흔들 해주니 세상모르고 곤히 잔다.
우리 아들. 엄마 품에서 편하게 자렴.

바깥으로 나가면 바람이 강할 것 같아
지하주차장을 통해 집으로 들어왔다.
도윤이는 더웠는지 잠시 깼다가, 집에 들어오니 다시 잠이 들었다.
아기띠만 풀어주고 다시 안아주니 금방 또 잠이 든다.

잠든 도윤이를 보고 있으면 알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든다.
너무 작고 소중해서 안고 있으면서도 더 품어주고 싶고
무섭고 나쁜 것들로부터 지켜주고 보호해주고 싶다.
이 아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매일매일 아이를 키우면서,
똑같은듯 하지만 조금씩 커가는 아이와 함께하며
나를 향해 웃어주는, 내가 전부인듯한 아이를 바라보며
하루하루 내 마음이 점점 깊어지고 커져간다.
그 마음이 지금 나에게 제일 중요한 감정이다.
다른 것은 돌아볼 여유가 없을만큼.

아이를 껴안고서 깊은 낮잠을 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