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쓰던 다이치 앨리절충형 유모차의 안전바에서 납이 검출되었다는 발표가 있은 후 급하게 휴대용유모차를 구입하게 되었다.
아기도 돌쯤 되었고 어차피 나중에 구입할 생각을 하고있던 터라, 급하게 검색을 해 알아보게 되었다.
너무 고가의 유모차는 배제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몇 가지 추렸고, 최종적으로 구입하게 된 것은 잉글레시나 퀴드2였다.
잉글레시나 퀴드2를 사용하면서 느낀 점들을 몇가지 적어보려고 한다.
1. 핸들링
핸들링이 좋은편. 이건 여러 후기에서도 공통적으로 봤던 이야기지만 직접 끌어보니 정말 부드럽고 매끄럽게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뒷바퀴 지름이 16cm 이고 서스펜션과 볼베어링이 들어있어서인지 끄는 느낌이 안정적이었다. 절충형 같은 휴대용유모차를 찾았는데 바퀴 스펙면에서는 합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2. 무게
5.9kg로 휴대용유모차 중에서는 초경량이 아닐까 싶다. 가볍기 때문에 운행할 때는 물론 접었다 펼 때도 큰힘 들이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유모차를 구입한 매장 사장님에 따르면 기내반입이 국내선은 안되는 브랜드도 있는데 퀴드2는 국내선도 반입된다고 한다. 아기 데리고 제주도 갈 생각하면 퀴드2가 적절한 듯.
3. 폴딩
오토폴딩은 아니지만 접고펴기가 빠르고 간편하다. 물론 이것도 익숙해져야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폴딩이 더 용이한 것도 있는 듯하다.
4. 기타
- 기저귀가방을 핸들에 걸어보았을 때 아이가 시트에 앉아있지 않아도 뒤로 넘어지지 않았다. 간혹 차체 자체가 가벼워 뒤로 발라당 넘어가는 유모차도 있다고 하던데, 외출할 때 기저귀가방이 필수인만큼 이런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 쿨시트를 씌운 상태에서도 폴딩이 가능하다. 방풍커버도 씌운 채로 폴딩 가능하다는 후기를 보았음. 매번 커버나 시트를 분리하고 접는 것도 일이기 때문에 이런 점들도 퀴드2로 결정한 큰 요인이었다.
- 바구니에 짐이 들어있는 상태에서 폴딩했다 다시 펴도 짐들이 무사하다! 먼저쓰던 유모차는 후두둑 다 떨어져서 불편했는데.. 이건 너무 만족ㅎㅎ
5. 다른 제품과 비교
- 안전바(T바 vs U바)
사실 안전바 때문에 마지막까지 다른 브랜드 제품과 고민을 했다. 아기들이 T바를 좋아하기도 하고 나중에 좀 컸을 때 벨트를 안해도 T바가 아이가 흘러내리는 것을 막아준다는 것 때문에 휴대용유모차를 산다면 꼭 T바가 있는 제품을 사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국내브랜드가 아닌 유럽브랜드들은 거의 U바이다보니 선택지가 너무 제한되고, 도윤이가 남자아이다보니 혹시 T바가 가랑이 사이에 있어 아프거나 자극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어 결국 생각을 바꿨다.

막상 아이를 태워보니 U자 안전바도 잘 잡고 있고, 특히 좌석과 안전바 사이가 넉넉해서 아이가 컸을 때도 여유있게 태울 수 있을 것 같다.
-각도조절
퀴드2는 끈으로 등받이 각도를 조절하는 방식인데, 처음 해보는 방식이다보니 처음에는 좀 뻑뻑하고 힘을 세게 줘야 한다. 컵홀더 배송에 동봉된 설명을 보니 각도조절끈은 사용하면 할수록 부드러워진다고 하는데 좀더 쓰다보면 괜찮아질 듯. 그리고 오히려 세밀하게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 될 것 같다.
추가로 퀴드2를 사용하면서 느낀 단점도 몇가지 적어보려고 한다.
- 장바구니 크기

기존에 쓰던 다이치 앨리와 비교했을 때는 물론이고 매장에서 본 다른 휴대용유모차와 비교했을 때도 퀴드2는 장바구니가 매우 작은 편이다.
유모차를 끌고 장을 자주 보는 나로서는 아쉬운 부분인데, 어쩔 수 없이 핸들에 걸 수 있는 장바구니 정도는 같이 가지고 다녀야 할 것 같다.
실제로 몇번 장을 보기도 했었는데 생각보다는 물건이 꽤 들어가긴 했다. 간단히 장보기에는 무리없을 것 같다.
- 안전벨트
5점식 안전벨트로 아기를 안정적으로 잡아주지만 왠지 조절이 뻑뻑하다는 느낌이다. 아기가 앉아있다가 잠들면 뒤로 눕히면서 어깨끈을 넉넉히 풀어줘야하는데, 부드럽게 풀리는 게 아니라 두 손으로 조절해줘야 할만큼 불편할 때가 있다. 사용하다보면 익숙해질 것 같지만 좀 아쉬운 부분이었다.
- 벨크로(찍찍이)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해서인지 점착이 가능한 부분은 대부분 벨크로로 되어있는데, 아기가 잘 때는 소리 때문에 깰 것 같기도 하고 요즘 많이 나오는 자석형태면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아기확인창은 열었을 때 팔랑거리는 덮개를 고정할 수 있는 붙임장치가 없어 불편하다. 자석이나 최소 벨크로로 위에 딱 붙일 수 있게 되어있으면 좋을텐테, 그렇다고 쉽게 닫히지는 않지만 바람이 불거나 유모차 움직임에 따라 계속 신경을 써줘야하는 부분이 아쉬웠다.
※ 확인창 덮개가 자꾸 덮이는 게 불편해 쿠팡에서 벨크로를 구입해 붙여주었다ㅎㅎ 테이프로 된 부분을 차양막에 붙여주었는데 차양막이 손상되거나 하진 않았음. 테이프 자체가 떨어질 때도 있지만.. 그냥 확인창을 계속 열고 사용하는 중이다.

- 쿨시트 장착(폴레드 에어러브)
폴레드 에어러브를 장착해서 쓰고 있는데 퀴드2랑은 조합이 잘 안맞는 듯하다. 머리받침 부분이 붕 떠있고 발받침 부분은 시트를 벗어나 앞으로 툭 튀어나오는데 발받침 쪽에 모터가 있어 무겁다보니 자꾸 밑으로 흘러내린다. 그래서 발쪽 시트 각도를 내려줄 수가 없음. 그래도 애가 앉아있는 상태에서는 그럭저럭 쓸만하다.

- 컵홀더
유모차와 별도로 배송이 왔다. 사은품인듯.
가볍긴 한데 컵을 꽂을 때마다 오므라져있는 컵홀더를 펴야 해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원래 쓰던 사제(?) 컵홀더를 쓰는 중. 커피사서 턱 꽂고 때로는 핸드폰이나 아기양말까지도 꽂아넣고 다니는 용도로 써서 그런지 다소 약하고 작은 이 컵홀더는 잘 안쓰게 될 것 같다.
아무튼 몇 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아주 만족하며 퀴드2를 사용하는 중이다.
구매 전 수많은 브랜드들의 후기를 읽어보았는데 직접 매장에 가보니 퀴드2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까지 고민한 게 와이업지니제로와 잉글레시나퀴드2였는데, 이번에 다이치 사태를 겪으면서 국내브랜드를 더이상 사용하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스펙면에서는 지니제로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지만(T바, 핸들링, 좌석크기 등) 결국 퀴드2로 결정했다. 어차피 퀴드2도 부품은 죄다 중국생산이겠지만.. 이런 사태가 터졌을 때 좀더 제대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구매를 고민하시는 분들도 직접 가서 실물을 보시면 여러 장점들을 확실하게 느끼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