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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도윤이 열감기, 집콕


어제 아침부터 도윤이 열이 떨어지지 않아 아침일찍 병원에 다녀왔다. 특별한 이상이 없어 피검사도 했으나 염증수치도 정상.
열감기나 돌발진일 가능성이 있다고 일단 지켜보기로 하고 집으로 옴.

애가 처지거나 기운없어 보이진 않았지만 살짝 보채고 칭얼대긴 했다. 밥도 잘 안먹어서 젖병을 끊고 있는 중임에도 젖병에 분유를 타 먹였다. 떡뻥도 실컷 먹이고(자기가 찬장에서 떡뻥 봉지 꺼내서 달라고 함) 응석피우는 것도 다 받아줬다.

다행히 저녁부터는 열이 차츰 내려 해열제도 오후에 먹인 걸 마지막으로 더 먹이지 않았다. 이대로 열이 떨어지면 좋을텐데.

밥만 떠먹여주면 통 집중을 못해 꼭 집어먹을 반찬 한두가지를 차려주는데, 원래도 그랬지만 오늘은 반찬을 영 먹지 않았다. 제일 좋아하는 찐당근도 몇번 먹더니 넘기기 힘든지 게워내고, 버섯볶음, 두부구이 모두 안먹음.
밥마저도 잘 안먹으려고 해서 유난히 힘든 하루였다.
점심에 해준 새우볶음밥은 거진 토해내고, 저녁에 먹은 이유식도 자기가 숟가락으로 먹고싶은지 그릇을 통째로 가져가서는 떠먹여주려고 하면 칭얼대고.
그래도 몇숟가락 받아먹긴 하니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식사준비하는 시간과 노력, 스트레스에 비해 애가 잘 못먹으니 기운이 빠지고 힘든 건 사실이다.

길게 보고 천천히 가야한다는 건 알지만 매일 다음날 뭐해주지 생각하는 것도, 도윤이가 잘 먹어줄까 고민하는 것도 힘들 때가 있다.

점점 떼쓰는 일이 많아져 오늘같은 날은 나도 참 힘들었지만..
그래도 도윤이한테 고맙다.
잘 먹어줄 때도 많고 잠도 잘자고 잘 놀고.
아팠을텐데도 잘 버텨줘서 고맙다.

예전에 도윤이가 입원했을 때를 생각하면,
또  나중에 복직하고나면 이렇게 종일 부대끼는 하루가 그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내 투정이 사치같다는 생각이 들고
평범한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