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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미안함



도윤이가 감기+돌발진으로 입원하고 퇴원한지 이틀이 지난 오늘.
도윤이도 많이 나아졌고 나도 좀 회복했다.
하지만 단시간에 몸을 너무 혹사해서인지 아직 몸에 피로가 남아있고, 다행인건지(?) 퇴원하자마자 그날이 시작되어 아직 좀 골골대는 중이다.

집에서 지루해하는 도윤이를 데리고 장도 볼 겸 산책을 나왔다. 도윤이가 따히(딸기)랑 치즈를 자꾸 찾아, 딸기랑 치즈 사러 가자고 하고 나왔다.
잠들까 싶었는데 어느새 곤히 잠든 도윤이를 두고 잠깐 앉아 커피 마시는 중.

잠든 아이를 보는데 왜이렇게 미안한 감정이 드는 걸까?
아팠던 것도, 도윤이가 잘 안먹는 것도 다 내 탓인 것 같고 도윤이가 짠하고 안쓰럽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럴 것도 없는데.
최고급 유기농 재료는 아니어도 신선한 제철 재료로 직접 만들어주려고 애쓰고
장난감이나 책도 부족하지 않게 사주고
힘들어도 눈맞추고 대답해주며 놀아주려고 애쓰고
좋은 곳, 재미있는 경험 해주려고 노력하는데
심지어 형제가 있어서 관심이 분산되는 것도 아닌데ㅎㅎ

그래도 그냥 그런 마음이 든다.
여기서 더 돈을 쓰고 더 잘해줘도 아마 그럴 것 같다.
'항상 미안한 엄마'의 마음을 왠지 좀 유난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나도 어쩔 수 없는 엄마인가 보다.

도윤이가 자잘하게 아팠던 최근 몇 달을 거치면서 계속 신경을 쓰게 된 데다
입원까지 하게 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나름 충격으로 남았는지
내 마음이 약해져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천천히 기운 차려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