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석증이 생기다

douner081 2022. 10. 20. 06:40

이틀 전 퇴근시간 무렵 여느때처럼 이것만 하고 가야지- 업무 정리를 하며 마무리를 하는데

눈 앞이 팽팽 돌고 어지러운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일을 좀 더 하려고 했지만 어지럼증이 게속되어 더 할 수 없겠다고 생각해 집으로 돌아왔다.

피곤해서인지 집에 와서 누워도 더 나아지지는 않고 심해지는 느낌.

엄마와 도윤이한테 좀 누워있는다고 말하고 한참을 누워있다가 목욕도 엄마한테 도와달라고 해서 대충 씻기고,

이 상태로 엄마가 가고 도윤이랑 둘이 있는게 겁나서 남편더러 일찍 와달라고 했다.

남편이 와서는 도윤이 재우는 것 좀 부탁하고 침대에 먼저 누웠는데 다행히 도윤이가 아빠랑 한~~참을 책을 읽다가 잠이 들었나보다.

 

그러고는 새벽에 깼는데 여전히 눈이 팽팽 돌고 어지러운 느낌.

저녁 때보다 더 심해진 것 같았다. 메스꺼운 증상은 없었지만 똑바로 정신을 차리고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어지럼증이 가라앉기를 기다려서 좀 진정이 된 후에야 거실로 나올 수 있었다.

고개를 돌리거나 자세를 바꾸는 게 부담스러워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핸드폰을 좀 보니 아침이 되었다.

6시반쯤 도윤이가 일어났고, 일어나자마자 철분시럽과 영양제를 찾길래

바로 일어나서 주기 힘드니 열까지만 세라고 시키고 철분시럽을 가져다 먹였다.

 

 

출근해서 일하는데 새벽보단 나았지만 여전히 움직이면 어지러운 상태였다.

엄마가 조퇴하고 병원 다녀오라고 했지만 일할 게 있어서 퇴근하고 갈거라고 짜증아닌 짜증을 내고 전화를 끊음.

근데 갑자기 회식이 잡혀서 어쨌든 병외출 달고 병원을 다녀옴.. 엄마한테 괜히 머쓱&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점심시간에 미리 대기를 걸어놓고, 커피한잔 마시고 병원 진료를 봄.

이석증에 염두를 두고 검사를 했는데 이석증이 맞았다.

검사하면서 까만 안경을 썼는데, 이걸로 내 눈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나보다.

안경을 쓰고 몸을 90도로 바베큐처럼 돌려가며 눈의 움직임을 보고,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교정술이라고 했다.

눈의 움직임을 보더니 오른쪽 귀의 이석이 이탈해 어지럼증이 유발된 거라고 했다.

검사하는동안 토할 것 같진 않았지만, 어지럼증이 극대화되어 가라앉히기까지 너무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이걸 해야 낫는다니 꾹 참고 했다.

 

검사를 마치고 다시 진료를 봄.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놨으니 주말까지 어지럼증이 천천히 줄어들 거라고 했다.

어지럼증상이 있을 때 먹을 수 있게 약도 처방받아왔다.

 

사무실로 돌아와서 일하는데 그 전보다는 낫긴 한 것 같았다.

여전히 약한 어지럼증과 머리, 귀 쪽이 답답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리고 회식을 하고서는 7시쯤 귀가.

도윤이는 할머니랑 밥도 배부르게 먹고 잘 놀고 있었다.

매우 피곤했지만 어제 목욕을 대충 했기 때문에 오늘은 물받아서 제대로 목욕시키고

양치시키며 티비 잠깐 보여주는 동안 쉬었다.

 

도레미곰 전집 택배가 도착해 대충 뜯어보았는데, 알고보니 세이펜 스티커를 죄다 붙여야하는 거였다.

언제 또 한담...

은 지금 이걸 쓰는 새벽에 일어나 한땀한땀 다 붙였다.

도윤이가 새 책도 잘 읽어주길.

 

사실 자기 전에 침대에서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데, 한 세 권 읽어주고나면 나도 졸립고

애가 빨리 잠들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것만 읽고 자자~ 하게 된다.

애가 책을 좋아하는 건 참 감사한 일인데 내가 체력이 안따라주는 게 문제다.

도윤이는 책 읽는 것도 좋지만 엄마한테 안겨서(꼭 내 배를 베고 누워서 책을 본다) 엄마 목소리를 듣는 그 시간이 좋은 걸 수도 있다.

아무튼 안그래도 엄마랑 같이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책이라도 많이 읽어주고 싶은데, 반성하게 되는 요즘이다.

 

이석증으로 시작해 왠지 반성문으로 끝난

오늘의 기록 끝.